다양성위원회 실태조사…33개 학과·학부·교실엔 여교수 아예 없어
서울대 "서서히 느는 추세…단과대에 여성 교원 채용 권고 중"
서울대 시간강사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여교수는 16%뿐
서울대 시간강사의 절반 이상이 여성인데도 전임교원 10명 가운데 여성은 2명도 안 되는 수준으로 조사됐다.

6일 서울대에 따르면 이 학교 총장 직속 자문기구 다양성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018년 서울대 다양성보고서'에서 지난해 기준으로 서울대에 근무하는 시간강사(비전업 포함) 1천181명 중 617명(52.2%)이 여성이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 대학에 채용된 전임교원(정교수·부교수·조교수) 2천119명 중 여성은 338명으로,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서울대 전임교원의 여성 비율은 전년보다 0.5% 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공립대 평균(16.8%)이나 사립대 평균(28.5%)보다 낮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제학부, 건설환경공학부 등 13개 학과·학부와 치의학대학원 및 의과대학·대학원 내 20개 교실에는 여성 전임교원이 아예 없었다.

서울대 전체 학과·학부·교실(151개)의 21.9%에 남성 교수만 근무하는 셈이다.

공과대학 전임교원 317명 중 여성은 단 10명(3.2%)이었다.

여성 전임교원은 학내 주요 의사결정 기구에서도 소외된 것으로 조사됐다.

단과대학 학장 등 주요 보직을 맡은 교원 중 여성 비율은 12.5%였다.

교원인사위원회 등 주요 의사결정기구에 속한 여성 교원은 16.7%에 불과했다.

서울대 전체 학부생(휴학생 포함) 중 여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36.3%였다.

간호대학은 여학생이 전체의 82.5%로 여성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미대(74.1%), 생활과학대(66.9%), 음대(61.5%), 인문대(56.3%) 순으로 여학생이 많았다.

이공계 단과대의 여학생 비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공과대학은 여학생 비중이 13%에 그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자연과학대학은 19.9%로 두 번째로 비율이 낮았다.

여성 대학원생 비중은 44.9%로 학부생보다 높은 편이었다.

홍기선 다양성위원회 위원장(영어영문과 교수)은 "하버드 등 외국 유수 대학의 여성 전임교원 비율은 30% 전후인데, 서울대는 국내 국공립대나 사립대 평균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대학 내 구성원 대부분이 여성 교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서울대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부 관계자는 "여성 교원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여성 교원 비율이 늘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며, 실제로 서서히 느는 추세"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본부가 개별 단과대학에 강제하지는 못하지만, 단과대학이 교원 채용계획을 본부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여성 교원 채용을 권고하는 중"이라며 "올해 2학기에 새로 채용된 전임교원 중 여성 비율은 처음으로 30%를 넘었고,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