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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 Deep Interview : 이집트에서 온 샐리의 이야기

19-05-0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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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5-01 14:06 조회1,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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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c6118beee12ac33dc4cc3ba909e46f3_1560315950_1255.jpg다름다운 Deep Interview! 그 첫 번째는 이집트에서 오신 한국어학 박사과정 대학원생 샐리(Sally) 씨입니다.

저는 한국의 선후배 문화를 정말 좋아해요. 왜냐하면 처음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제가 동경했던 문화거든요. 근데 지금 제가 한국에 있으니까 이 ‘시스템’에 절대 들어갈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제가 이 문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종의 위계질서가 더 높은 사람이 더 어린(낮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예요. 예를 들면, 어린 사람의 손을 잡고 길을 알려 주거나, 도와주거나 하는 것들 말이예요. 그리고 어떤 시스템에 속해 있다는 느낌도 좋고요. 한편으로는 명칭들이 일종의 가족 같은 느낌을 줘요. 모르는 사람이 언니나 누나라고 부를 때 우리가 가족인 것처럼 느낄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집트에는 이런 게 없답니다. 가족이 아닌 사람을 가족인 것처럼 부르는 건 일반적이지 않죠. 그런 문화가 사람들을 더 친밀하게, 연결되도록 만들어 줘서 좋아요.

하지만 외국인으로서는 가끔 이 시스템 어디에 들어가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왜냐하면 저희가 나이를 신경 쓰지 않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절 그냥 ‘샐리’라고 부르기도 하거든요. 저도 모두에게 몇 살이냐고 계속 물어보는 게 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 제 나이를 아는 사람들은 언니나 누나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는 ‘샐리’나 ‘샐리님’이라고 불러요. 괜찮긴 한데… 이런 문화를 제가 잘 쓰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집트에 제가 있던 학교 한국어과에서 이 선후배 문화를 차용했다는 거예요.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언니’라서 다른 사람들을 잘 돌봐줘야 했어요. 밥도 많이 사줬죠. ㅎㅎ 걔들이 저를 그냥 ‘샐리’라고 부르면 화가 나요. 그러니까 여기 한국에서와 다르게 이집트에서 이집트 친구들과 있을 때 저는 호칭을 신경 쓰는 거죠. 그리고 사실 저는 그 친구들을 가르쳤고, 걔들은 제 학생들이었거든요. 졸업하고 나면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서 친구가 돼서 걔들이 저를 ‘쌤’이라든가 ‘언니’로 불러요. 하지만 졸업하더라도 제가 연구실에 있을 땐 저를 ‘선생님’이나 ‘선배’로 부르지 않으면 정말 화가 났어요. 제가 걔들을 몇 년 동안 가르쳤는데요! 어떻게 저를 그냥 이름으로 부를 수 있어요? 그러니까 확실히 이 문화에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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