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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염운옥(2019), <낙인찍힌 몸: 흑인부터 난민까지, 인종화된 몸의 역사>

20-06-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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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06-25 14:02 조회1,1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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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염운옥(2019), <낙인찍힌 몸: 흑인부터 난민까지, 인종화된 몸의 역사>, 돌베개  

추 천 사

흑인은 어떻게 흑인으로 만들어졌는가? 책 속에서 저자가 던진 질문들 중 하나이다. 그리고 저자는 답한다. 다양함을 흑백의 이분법에 가두는 사고방식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이는 어쩌면 차별은 그 자체로 모순일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차별은 ‘너와 내가 다르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나와 다른 너’가 바로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염두에 두지 않는 듯하다.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로 평생 영원할 것이란 오만에 기인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낯설고 불편한 것에 대한 거부와 혐오의 감정을 뱉어낼 대상이 필요한 것일까. 혐오는 나와는 다른 대상과 분명한 경계를 만들고 단절시킴으로써 평화로운 공존을 방해하며 차별 받는 이들이 불필요한 ‘자기혐오’의 씨앗을 품고 키우도록 방치한다. 

인종화된 몸을 통해 인간존엄을 무너뜨렸던 인종주의의 역사가 『낙인찍힌 몸』에 녹아있다.  염운옥 교수는  ‘인종’ 개념의 기원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개념이 어떻게 ‘차별’이라는 단어와 오늘날까지도 나란히 하게 되었는지 근대 과학을 통해 설명하며 포문을 연다. 이어서 흑인, 유대인, 무슬림,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차례로 풀어내며 역사적으로 인종주의가 각각이 고유하고 유일무이한 인간 몸의 다양성을 얼마나 잔인하게 짓밟아 왔는지를 담아낸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인종주의가 기입된 제도들의 개선을 촉구하며 인종, 종교, 성, 장애 유무 등 인간을 구분하는 기준들에 대한 차별을 방지할 수 있는 수단이 법이라고 강조한다. 다름과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다름과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임을 깨닫게 한다. 공정한 사회일수록 차별로 인해 주고 받는 상처의 깊이가 크기 때문이다. 

차별의 이면에는 나와 다른 대상에 대한 무지가 존재한다. 이 책은 고정관념을 버리고 귀 기울여 듣는 태도야말로 나와 다른 이들을 연결시켜 인종주의가 낙인찍힌 몸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몸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제시한다. 인종의 개념과 인종주의가 무엇인지, 인간은 왜 인종이라는 틀 안에서 다름을 존중하고 존중 받지 못한 채 차별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되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들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봄을 이기는 가을을 본 적 없듯이, 낙인찍힌 몸 이면의 진실과 진심을 통해 ‘다름’이 ‘다름’으로만 남지 않기를 바라본다.

2020년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국제학과 대학원생 김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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