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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김규진(2020),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21-06-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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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6-24 10:03 조회8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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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김규진(2020),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위즈덤하우스. 

추 천 사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작가 김규진 씨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이 짧은 문구를 둥근 눈으로 다시 읽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유부녀 레즈비언이라니? 한국 혼인법은 동성 혼인 금지를 명시하진 않지만, 이를 허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결(2014호파1842)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규진 씨가 배우자와 함께하기 위해 다른 방법 대신 결혼을 택한 이유는 배우자에게 “내 성년후견인이 되어줘”나 “날 입양해줘”가 아닌 “나와 결혼해줘”라는 당연한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p.70).

이 책은 시종 경쾌한 문체로 진행되지만, 규진 씨가 ‘나답게’ 살기 위해 치른 작은 전투들과 이를 통해 얻은 전략이 밀도 있게 담겨있습니다. 또래, 가족 및 직장에 커밍아웃하며 겪은 일화를 예로 들며 커밍아웃 전략을 담아내는가 하면, 청혼을 진지한 사회적 계약의 제안으로 여겨 배우자에게 제시했던 기획서와 ‘야망’이었던 공장식 결혼을 치르며 만든 동성 웨딩 예산안, 그리고 인터뷰 기사에 달렸던 악플과 이를 고소한 경험담을 풀어냅니다.

현실과 해학, 그의 인생론이자 이 책을 관통하는 단어입니다. 규진 씨는 거대한 악을 마주하고 절망하기보다 매일 구체적이고 작은 승리에 집중하자(p.9)고 말합니다. 주변에 커밍아웃하고, 한국에서 동성 결혼식을 하고, 직장에 혼인 경조금 기안을 올리고, 항공사에 동성 부부의 마일리지 합산을 요청하고,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제출하고, 얼굴을 드러내고 ‘한국 국적 유부녀 레즈비언’으로 인터뷰하기까지. 앞으로 계획을 묻는 말에 ‘출근하겠죠?’라고 평범하게 답한 김규진 씨는 눈앞의 차별과 혐오에 하나씩 도전하고 있습니다.

‘열리지 않는 병뚜껑을 계속 돌리다 보면, 그 모습에 점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시도하면, 언젠가 병이 열리지 않을까요?’(p.215) 이 문장으로 이 책은 끝났지만, 이야기는 병뚜껑이 열릴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나답게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현실적이고 해학적인 전술서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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