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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엔지 토머스(2018), <당신이 남긴 증오>

21-06-24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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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6-24 10:05 조회5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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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엔지 토머스(2018), <당신이 남긴 증오>, 걷는나무. 

추 천 사

어느 한 광고에서 피아니스트가 88개의 건반 모두가 같은 높이의 소리만을 내는 피아노로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납니다. 광고는 모두가 같은 소리를 내어서는 음악이 연주될 수 없음을 강조하며 “함께하자, 똑같아지지 말고” (be together. not the same.) 라는 훈훈한 카피로 마무리 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게도 서로 다른 성별, 세대, 종교, 소득 혹은 지역에 속한 사람들 간의 갈등으로 사회 전반에 분노와 미움이 만연합니다. 최근에는 해외 이주민들이 늘어나고 인접 국가와의 외교 분쟁이 심화 되면서 과거에는 비교적 두드러지지 않았던 인종 간의 문제까지 더해져 갈등은 점점 심각해져 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남긴 증오』는 2009년 미국에서 한 흑인 청년이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로 출간 당시도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지만, 2020년 또 다른 경찰 과잉진압 사건으로인해 BLM운동이 퍼져나가며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16세 평범한 흑인소녀 스타는 무기를 소지하지도 않은 친구가 등을 돌린 상태에서 경찰에게 사살 당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그저 마약 거래하는 갱 소년이 경찰에 저항하다 위협을 느낀 경찰에게 총을 맞은 것으로 다루어 집니다. 이에 슬픔과 분노를 느낀 스타는 고민 끝에 이 부당함을 널리 알리고자 목소리를 높이게 됩니다. 어쩌면 다큐멘터리에서 보았을 법한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이지만 인물들의 배경과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치밀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기 때문에 이 소설은 전혀 뻔하게 흘러가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비극의 원인으로 단순히 한 개인이나 집단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 차별과 혐오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그 배경에 주목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왜 흑인 사회에서 열악한 환경이 무한히 되물림 되고 그들이 비참한 삶을 살게 되는지, 또 그것을 바라보는 외부 사회에서 적대감이 어떻게 형성되는 지를 스타와 그 주변 인물들을 통해 생생히 전달하며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이 속한 집단으로부터 물려받은 차별과 혐오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쌓여온 나와 다른 것에 대한 적대감과 대립이 어떤 정책이나 사회 운동 한번으로 사라지진 않겠지만 다른 집단에 가진 나의 부정적인 시각이 어디서 왔는 지를 생각해 보고 침묵을 깨는 것으로 우리 사회는 한 발짝 더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설 제목이 인용하는  “당신이 아이들에게 심어준 분노가 모두를 망가뜨린다.” 노래 가사가 현대의 모든 갈등이 있는 곳에 뿌리내리기를 기대하며 『당신이 남긴 증오』를 추천합니다.

2021년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임상약리학과 직원 이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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