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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룰루 밀러(202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22-05-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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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5-24 10:37 조회3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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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룰루 밀러(2021),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곰출판 

추 천 사

생명 존중은 다양성에 대한 깊은 통찰과 이해로부터 달성될 수 있는 실천적 가치다. 기존 생태학 패러다임이 어느 한 종이 어떻게 자연계를 우점했는지에 대한 지배론적 시각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한 단계 나아가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가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가야 하는지 논의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 다양성과 존중'은 우리와 미래 세대가 공존할 수 있는 해법으로 여겨진다.

룰루 밀러는 그의 저서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서, 19세기의 한 생태학자의 삶을 면밀히 추적한다. 데이비드 스탄 조던은 분류되지 않고, 이름 붙지 않은 어류를 수집하는 데 온 생을 바쳤다. 집착과 투지는 때로 그를 둘러싼 생활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집어삼켰지만, 그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다. 저자는 문헌 자료를 따라가며 가정과 분류, 명명에 대한 과학자의 한결같고 굳센 뜻에 매료된다. 그러나 그 집착은 결국 우생학을 옹호하는 오류로 귀결되고 마는데, '생물 다양성'에 몰두하다 오히려 '생명 다양성'을 부정하게 된 것이다.

책의 제목은 과학과 삶을 관통하는 메시지이다. '어류가 있는가', 하는 질문은 과학 연구 체계와 방법론을 톺아보는 단초이자 분류학적 인식 오류를 바로잡는 열쇠가 되며, 저자 자신의 삶까지 세심하게 돌아보도록 한다. 자연과 인간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써의 분류는 필요하지만, 그 분류가 자연과 인간을 해치는 칼이 되면 안 된다는 성찰, 인간의 지력으로는 도저히 샅샅이 알아낼 수 없는 생태 복잡성과 변칙 앞에 겸손해야 한다는 메시지, 그리고 그 안에서 차별과 혐오 없이 어우러져 살아가야 한다는 '생명 다양성' 가치로 나아가는 이 책의 구성을 따라가다 보면 큰 반전을 몇 개 만나게 된다.

존중은 다양성을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겸비할 수 있는 태도다. 민들레는 잡초로도, 약초로도 분류되지만 토양에서 뻗어 나온 노란빛 갈래 이파리 그 자체가 귀하고 아름다운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을 덮을 때쯤 느끼게 되는 생명과 인간 사회에 대한 경이로움을 서울대학교 구성원과 함께 나누고 싶다.

2022년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행정학과 대학원생 전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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