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 (2015)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는 '영화관을 나오면 시작되는 영화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를 보는 짧은 2시간의 경험은 때로 우리를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꿔 놓기도 합니다. 이렇게 훌륭한 영화들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사람이 될 지를 좌우합니다.

벨기에의 영화감독 다르덴 형제의 영화 역시 우리를 하나의 정교한 시험대로 이끕니다. 그들의 단순한 설정과 화려하지 않은 연출 뒤에는 우리가 공동체의 도덕과 자본주의 현실의 경계에서 마주한 복잡한 선택의 문제에 집중하도록 하는 의도가 있습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에서는 주인공 산드라가 병가로 회사를 떠나있던 중 동료들이 그녀를 내쫓는 대신 보너스를 받기로 투표했다는 연락을 받습니다.

영화는 동료 16명을 찾아가, 그들을 설득하여 복직하기 위한 그녀의 여정을 뒤쫓습니다. 이들은 16가지의 다른 배경, 가치관, 경제력을 가진 다양한 인간상입니다. 누군가는 미안해하고, 누군가는 화를 내며, 누군가는 생각을 바꿀 것이고, 누군가는 고수할 것입니다.

그러나 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을 때, 산드라와 우리는 그들도 나름의 사정이 있으며 그녀의 고통에 무감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결국 우리는 잔인하다고 생각했던 그들을 함부로 욕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죠. 이러한 질문을 시험하듯 줄곧 선택의 대상이었던 산드라는 영화의 마지막에 선택의 순간에 놓이게 됩니다.

다양성이란 배경과 조건에 있어 존재하는 각자의 차이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경험이라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에겐 각자 내리는 결정과 행동하는 방식까지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일을 위한 시간>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제시하고, 당신이라면 무슨 선택을 할 것인지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여러분과 제가 이런 질문들에 귀 기울이고 생각함으로써 마지막 순간 나의 대답을 찾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며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2022년 다양성 관련 영화 추천사 우수작, 자유전공학부 학부생 고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