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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 [북콘서트 못다한 Q&A] 절박함 뒤에 숨은 희망 찾기 - 그들이 아닌 우리 되기

21-10-19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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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0-19 11:29 조회4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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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2021.10.6.(금) 15:00~17:00
■ 장소: 다양성위원회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생중계 [영상 다시보기]
■ 강사: 전주람·곽상인
■ 사회: 박성춘(서울대학교 윤리학과 교수, 통일교육연구센터 센터장)
■ 내용:
섹션1: 두 저자 이야기
섹션2: 출간동기
섹션3: 인터뷰 비하인드 및 입체화
섹션4: 음성으로 만나는 주인공
섹션5: 질의응답

※ 강연에서 못다 말씀드린 질문 중 중복된 내용을 제외한 모든 답변을 저자가 직접 작성하여 올려드립니다.


Q1.

북한에서 이주해왔기 때문에 그리고 여성이기 때문에 겪는 경험이 궁금하고, 그리고 한국 사회의 차가운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갖고 있는 편견이 무엇인지, 북한이주여성이 경험하는 microaggression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대학원생 강○진)

A1.

북한이주민들 중에서도 특히 여성들의 경우 탈북과정에서 인신매매, 성적 착취 등의 경험, 혹은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일로 인한 생계형 어려움 등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북한이주민들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을 바꾸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북한 이주민들의 일상생활(daily life)에 관한 탐구가 앞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상생활 연구는 사회 전체에 대한 평가와 개념화를 함축하므로, 일상성을 하나의 개념으로만이 아닌 ‘사회’를 알기 위한 실마리로 간주되는 데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남북관계에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북한이주민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전방위적으로 깊이 탐색하는 것은 사회문화적 통합의 영역에서 매우 중요할 뿐 아니라 실천적으로 매우 긴요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절박한 삶, 2021』은 북한이주여성 5명의 삶을 진솔하게 보여주고 대중과 담론을 형성할 수 있는 좋은 시도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microaggression’은 최근 심리학에서 대두된 개념입니다. ‘미묘한 차별’이란 뜻으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상대방에게 차별을 가하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북한에서 왔는데 일 잘 하네~’라는 식의 발언은 북한에서 온 사람이 남한 출생자와 동일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표현된 말로, 미묘하게 그들이 능력을 무시하는 발언일 수 있습니다. 


Q2.

북한 이주민들이 한국에 정착하면서 받는 가장 큰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무엇일까요? (직원 이○효)

A2.

2014년부터 현재까지 제가 경험상 만난 분들을 통해 말씀드린다면, 무엇보다 북한이주민들을 ‘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그들의 문화적응을 방해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청소년의 경우, 창 밖에서 손가락질하며 ‘저기, 저 여자애가 북한에서 온 애야’라는 식으로 이방인 취급을 하는 것은 그들의 적응을 방해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됩니다. 아울러 연령에 따라 문화적응 스트레스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연구참여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또래문화가 중요한 청소년의 경우 캐릭터, 연예인 등 잘 모르는 한국문화로 인하여 이질감을 지닐 수 있습니다. 또한 직장을 다니는 성인의 경우, 직장의 성격마다 다를 테지만 인터뷰를 하면 이들이 직장 안에서 어떠한 문화적 충돌을 겪는지를 들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공문 작성 부분에서 요약이 아닌 서술식으로 기술하거나, 직장 동료에게 고맙다는 표시로 ‘생선’을 소금에 절여 가져오기도 합니다. 일상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에피소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큰 문화스트레스를 한 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이질감’이 그들을 가장 어렵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Q3.

대학에서 북한 이주 여성에 대한 수업이 생긴다면, 무엇을 꼭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실지 궁금합니다! (학부생 박○희)

A3.

대학교는 학문의 장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북한사회 및 문화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를 기초로 하되, 생생한 사례를 통해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추상적인 단어에서 벗어나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학교생활 등 미시체계에 관한 일상의 삶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는 향후 통일이 되었을 때 어떠한 문화적 충돌이 있을지 예상할 수 있고, 결론적으로 두 문화의 간극을 좁혀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4.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어 북한이탈주민이 대한민국에 정착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으리라는 점이 쉽게 예상됩니다. 대한민국은 이에 대하여 어떻게 대응하여 왔는지, 그러한 제도들의 운영이 실효성이 있었다고 보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대학원생 강○찬)

A4.

저는 북한이탈주민 정책과 관련하여 그간 동화주의 정책이라는 큰 패러다임으로 그들의 적응 및 교육에 관여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사업에 대해 제도 및 운영에 관한 실효성 평가를 점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겠지만, 상담과 복지영역에서만큼은 다문화주의 패러다임을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북한이주민들이 지닌 문화자본을 발굴하고, 아울러 남한과 북한 두 문화의 결합을 통해 새롭게 창조되는 문화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Q5.

탈북 전후로 남한에 대해 이미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남한의 탈북민을 위한 사회보장이나 서비스 제도 중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게 뭔지 궁금해요! (대학원생 오○인)

A5.

이 부분은 몇몇 참여자들의 증언으로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예컨대 최근 만난 20대 초 여성 북한이주청년은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의 집은 모두 좋을 것이라 예상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 도착하니 북한에서 살던 집보다 훨씬 좁은 임대주택에서 살게 되어 실망했다고 합니다. 기대했던 주택 이미지와 차이가 발생한 것이죠. 또한 몇몇 20대 청년들은 자유를 찾아 한국에 도착했는데 역시 한국에서는 일한만큼 돈을 벌 수 있고 대학교에 입학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가 있어서 살기 좋다고 증언하였습니다. 결국 탈북 전후 남한에 관한 이미지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어서 연구를 통해 더 살펴봐야 하겠지만, 추측컨대 연령마다 한국에 입남(入南)한 시기가 다르기에 탈북전후 한국이미지는 성별, 연령, 탈북시기, 가족탈북여부 등의 인구사회학적 변인에 따라 다르게 결론지어질 것이라 추측됩니다.


Q6.

주변인들이 북한 이주민에게 보일 수 있는 행동 중 가장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학원생 장○원)

A6.

이 부분은 북-토크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북한’이라는 태그를 떼어 ‘동일하게’ 사람으로 만나는 평등한 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7.

'탈북자'라는 단어가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인해 정부에서는 다양한 명칭 (ex. '새터민', '북한이탈주민'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학부생 이○비)

A7.

저는 ‘북한이주민’이라는 용어를 선호합니다. 전체 모든 이주민의 영역에 ‘북한에서 온 이주민’을 한 하위영역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Q8.

개인적 차원에서 북한 이주 여성들을 환대?할 수 있는 적극적 행위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소통 커뮤니티가 있다든지 실천방법이 궁금합니다! (학부생 강○선)

A8.

저는 개인적으로 북한이주여성을 ‘환대’해야 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적극적 행위’라는 단어 역시 뭔가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그냥 그들을 특별하게 대하기보다는 그들의 삶을 듣고 나누고 또한 궁금한 것은 물어보는 평등한 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장으로는 지역사회 다문화센터, 지역사회복지관, 남북비교통합센터 등의 기관에서 추진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기관 성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남북인이 함께 모이는 합창단, 독서모임, 자조모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Q9.

북한에서 왔다고 밝혔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이나 반응이 있나요? 혹은 없나요? (대학원생 유○영)

A9.

제가 만난 몇 분은 ‘북한’에서 왔다는 사실(또는 정체성)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것이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몇몇 분들은 북한에서 온 사실을 당당하게 드러내기 원했는데요. 그들이 당당하게 말을 할 때는 심리적으로 자신들과 남한사람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는 시선이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전라도나 제주도에서 온 사람들이 서울에서 같이 모여 살듯이, 우리도 그냥 북한 혜산, 청진에서 온 사람들로 바라봐주길 바라는 것 같아요.


Q10.

우리가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다름'을 강조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럼에도 '같은' 부분을 찾아 동질감을 느껴야 할 필요도 있는데요. 혹시 인터뷰 하시면서 그러한 정서적 동질감을 느끼신 적이 있나요?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

A10.

맞습니다. 정서적 교류의 과정에서 ‘함께 슬프고’, ‘함께 기쁜’ 다양한 정서들을 경험했었습니다. 보험왕이 되었다고 전화를 받고 기뻐하실 때 저도 옆에서 긍정적인 정서를 경험했고, 딸을 잃어버리거나 외롭다는 등 힘들고 슬픈 이야기를 들을 때는 함께 슬픔을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고, 혹은 사랑받고 싶은 인간의 공통적 속성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Q11.

편견을 없앤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모습에 어느샌가 공감하고 이해하게 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될까요? 저와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온 것이 분명해 보이는 이를 대할 때, 그 사람이 지닌 특징들을 그 사람의 출신 탓으로 치부해 버리지 않는 것이 가능할까요?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

A11.

저는 심리적으로 보더라도 ‘편견’을 온전히 없애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편견과 고정관념으로부터 좀더 자유로워지고 여러 각도에서 현상을 바라보는 일을 통해 최소한 상대방이 불편한 상황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타인의 ‘이해되지 않는 모습’에 누구라도 공감하긴 어렵겠죠? 오히려 저는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건 타인의 삶을 깊이 ‘알고’,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죠. 즉 아는 것이 중요하죠. ‘북한’에서 왜 넘어왔고, 어떠한 과정을 통해 이주했는지, 또한 남한에서 초기 어떠한 과정을 통해 살아왔는지 등 인간적인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런 후에야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12.

체제에 순응해야 하는데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것은 상호모순적이지 않나요?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

A12.

어떤 맥락에서 질문된 것인지 명확히 이해되지는 않지만요, ‘자기주장’이 강한 것은 체제순응과는 별도의 성격적 특질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사회주의 체제에 순응해야 하기에, 직장에서 열리는 상호비판 모임을 갖습니다. 순응은 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와 그 모임 자체에 대해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시각을 지녔다면, 그 분은 표리부동한 자세로 사회주의체제를 떠나 자유를 찾아 이동할 것을 꿈꾸면서 자기주장(비판 기타 등등)이 강해질 수 있겠죠.


Q13.

가까이에 없어서, 나와 관련이 없어서 관심을 갖기 어려운 사례들에 대해, 이렇게 책이나 강연을 통해서라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과정 중에 인터뷰 대상자들을 찾는 것과, 그들에게 공유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

A13.

북한 연구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표집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의외로 제가 만난 북한이주 몇몇 분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길 바라거나 혹은 그간 누군가에게도 말하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 하는 것’ 자체에 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책이든 학회지든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일에 대해서도 잘 설명을 해드리는 편입니다. 왜 글을 적고 싶은지, 이 이야기가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하여 설명을 드립니다. 특히 그 분들이 가장 꺼려하는 것은 자신의 이야기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입니다.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을 때 그들은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것 같아요.


Q14.

인터뷰 대상자가 바뀔 때마다 그 장을 여는 페이지에 그 분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추렸다는 인상의 인터뷰 발췌문이 있는데, 이 발췌문은 "~네다" 하는 북한사투리로 알려진 어투로 쓰여져 있는 경우가 몇 번 있더라고요. 하지만 장 본문은 그런 사투리가 느껴지는 경우가 없었고요. 이 차이가 어디에서 오게 된 것인지 궁금합니다. (유튜브 생중계 참여자) 

A14.

우선 인터뷰 내담자를 간략히 소개할 때는 이 분이 북한이주민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말투로 알려주기 위해서 “~네다”라는 북한 특유의 어투를 살린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뷰 녹취록을 정리할 때는 “~네다”보다는 “~니다”를 서술형으로 채택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분들이 인터뷰를 할 때 “~네다”와 “~니다”를 섞어서 썼다는 점입니다. 또한 북한 특유의 억세고 강한 억양이 있는데, 대체적으로 발음이 세다는 것이죠. 예컨대 어떨 때는 “~니다”라고 발음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세서 “~네다”처럼 들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북한이주민들의 억양까지를 활자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기에, 질문자께서 말씀하신 차이가 발생한 것처럼 보이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백하고 싶은 것은 대화록을 편집할 때 저자가 염두에 둔 숨은 의도가 있었다는 점입니다. “~네다”로만 기술하게 되면 그들은 우리가 아닌 그들이 돼버리지만, “~니다”로 쓰면 그들은 그들이 아닌 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기에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네다”라고 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북한과 남한의 차이, 편견, 선입견 등을 없애고 싶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북한에 대한 시선의 간극을, 그 폭을 “~니다”로 표현하면 좀 완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도에서 서술형을 달리 표현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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