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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돋보기] 연령·성별·性정체성…다양성 품은 기업이 혁신 주도

입력 : 
2019-09-26 0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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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Hej) 프레드릭, 좋은 아침입니다. 이번 분기 관련 플랜 검토 부탁드려요." 오늘 아침 제일 먼저 확인한 메일이다. 내용은 짧지만 필자가 대표로 있는 이케아코리아의 개방적인 문화와 가치를 드러내고 있다. 이케아코리아에서는 다양한 사람이 직책이나 연차에 관계없이 서로 이름을 부르며 자유롭게 소통한다. 젊은 직원이 매니저와 마주 앉아 자유롭게 토론하고, 초등학생 자녀를 둔 워킹맘 직원과 20대 여성 직원이 서로 의견을 가지고 논의를 펼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도출된 아이디어는 많은 소비자들 니즈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탄생하곤 한다.

이러한 열린 기업의 모습은 비단 우리 사무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와 다문화가정 증가, 급속한 세계화, 평등사회의 중요성 등으로 인해 '다양성(Diversity)'과 '포용(inclusion)'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최근 많은 사람이 여러 분야에서 유리 천장을 깨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동시에 사람 자체를 중시하고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직원 각각의 능력뿐만 아니라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인식 또한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이에 글로벌 기업들은 선입견과 차별, 편견을 배제하고 폭넓게 인재를 포용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내부에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한 조직을 운영하거나 장애를 가진 직원 혹은 시니어 직원 고용을 늘리고, 학력이나 배경·성별 등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하는 등 유형과 방법도 여러 가지다.

이케아코리아 역시 더욱 평등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성과 포용을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이케아를 더 좋은 회사로 만든다는 믿음 아래 연령이나 성별, 신체능력, 인종, 국적, 성 정체성, 종교 등 어떠한 차이에도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나 공평한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모든 직급과 직무에서 남녀 비율 50대50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정년을 만 65세로 연장해 중장년층에게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강점과 배경, 관점이 함께 모여 하나의 비전을 향해 함께 노력해야 비로소 더 강하고 지속가능한 조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는 바람직한 일터를 만드는 기반이 된다. 먼저 직원들이 존중받고 있음을 느끼도록 해 만족감과 로열티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직원 이직률을 감소시킨다. 또 직원들로 하여금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해 볼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은 창의성과 혁신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더불어 사회적으로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 역시 기업 입장에서는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포용적인 기업문화가 가져오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는 여러 연구조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경영진의 다양성과 기업의 재무성과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한 바 있다. 지난해 발표한 '왜 다양성이 중요한가(Why Diversity Matters)'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영진에 성 다양성이 높을수록 기업의 성과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진의 성 다양성 수준이 상위 25%인 기업들은 하위 25%인 기업들보다 영업이익이 평균 21%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문화는 오히려 가능성과 기회를 확대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구성원 개개인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문화를 조성해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해 본다.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 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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