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정치

다양성 커진 21대 국회…SKY·명문고 줄고 이색학과 늘었다

글자크기 설정

서울대 출신 81→63명 줄고
이대 출신은 8→11명 늘어
법학·정치외교학과 등 감소
소방방재·영상영화과 등 눈길

전주고·순천고 6명씩 배출
경기고 출신 13→3명 급감
특정고교 쏠림현상 완화

각계각층 목소리 반영 기대
◆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 분석 ◆

사진설명
4·15 총선을 통해 향후 4년간 국민을 위해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펼칠 국회의원 당선인 300명이 확정됐다. 매일경제가 국민의 행복을 책임져야 할 300인 공복(公僕)의 이력을 바탕으로 21대 국회의 성격과 방향성을 분석해봤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당선인 180명을 배출했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을 포함해 103명을 당선시켰다. 정의당은 6명, 국민의당·열린민주당은 각각 3명, 무소속은 5명이 당선됐다. 4·15 총선을 통해 탄생한 21대 국회는 특정 학교·학과 출신의 의원직 독식이 상당 부분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를 필두로 한 서울 소재 명문대 출신 비중이 크게 감소했다. 대신 지방대와 전문대학 출신이 약진했다.

법학과·정치외교학과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학과 역시 이전에 비해 세력이 약해졌고, 소방방재·영상영화 등 이색학과 출신이 금배지를 다는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사회 다변화에 걸맞게 21대 국회에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등원하게 되면서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담긴 입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매일경제가 4·15 총선 당선인 300명의 출신 학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18대 국회에서 110명에 달했던 서울대 출신 의원 숫자는 크게 줄어 이번 총선에서는 63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 의원도 20대 국회에서 각각 38명, 23명을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27명, 22명으로 줄었다. 20대 국회에서 27명이 당선돼 '태평성대(成大)'라는 말까지 나오게 했던 성균관대 출신의 경우 21대 국회에선 19명으로 급감했다.

상위 5개 대학 중 여성 당선인 증가에 힘입은 이화여대만 증가세를 보였다. 이대 출신은 기존 8명에서 3명 늘어난 11명으로 두 자릿수를 달성했다.

반면 출신 대학은 한층 다양해지고 최초로 국회의원을 배출한 대학도 많았다. 더불어시민당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삼육간호보건대 출신 최초로 금배지를 달았다. 호남 출신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이 지역 거점 국립대인 전남대 출신도 6명에서 9명으로 1.5배 증가했다.

당선인 학과별 비중을 보면 법학과 출신이 61명(20대)에서 59명(21대)으로 소폭 줄었다. 특히 20대 국회에서 27명이었던 서울대 법대 출신이 21명으로 줄어 유독 약세를 보였다. 경상계열이나 정치외교, 행정학 등 전통적인 학과도 비중이 모두 감소했다. 20대 국회에선 경제·경영·무역학 전공이 48명에 달했지만, 이번엔 36명으로 줄었다. 대신 소방방재학과, 영상영화과, 유학동양학부 등 이색 학과 출신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어문계열에서도 태국어 동아시아어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를 전공한 의원들이 국회에 입성했다.

출신 고교를 살펴보면 총선 때마다 전국 최다 당선인을 배출했던 경기고 등 수도권 고교 출신이 줄었다. 반면 민주당의 압승에 힘입어 호남 지역 명문 고교인 전주고와 순천고가 각각 6명의 의원을 배출했다. 두 학교 출신 당선인 12명 중 순천고 출신 김웅 미래통합당 당선인을 제외하면 모두 범여권 당선인들이다. 전주고 출신 무소속 이용호 당선인 역시 DJ(김대중 전 대통령)계로, 새천년민주당과 국민의당에서 활동한 범여권 인사로 분류된다. 순천고 출신 장경태(서울 동대문을)·김태년 당선인(성남 수정), 전주고 출신 양기대(경기 광명을)·소병훈 당선인(경기 광주갑) 등은 호남이 아닌 수도권에서 당선돼 눈길을 끌었다.

영남권에서는 이 지역 전통 명문 마산고가 5명을 배출한 가운데 부산의 브니엘고가 4명을 배출하면서 '신흥 강자' 반열에 올랐다. 통합당 소속 하태경(부산 해운대갑)·백종헌(부산 금정)·이채익 당선인(부산 남갑), 서울 성북갑에서 당선된 김영배 민주당 당선인 등이 브니엘고 출신이다.

경기고·서울고 등 수도권 명문고 출신은 감소했다. 20대 국회에서 의원 13명을 배출하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경기고는 21대에서는 3명(박진·유상범·조태용)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세 당선인 모두 통합당 소속이다. 일각에선 서울권 고교들이 1970년대 평준화된 반면, 호남 지역 고교들은 상대적으로 늦은 시기인 2005년에 평준화가 이뤄졌던 점이 차이로 나타났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특정 고교 쏠림 현상도 전반적으로 완화됐다는 평가다. 20대 국회에선 1·2위였던 경기고와 대전고가 각각 13명, 7명씩 총 20석을 휩쓰는 모습을 보였지만, 21대 국회에선 공동 1위 두 학교를 합쳐도 12석, 3위인 마산고(5명)까지 합쳐도 20석 미만이다. 전통 명문 빅5로 불리는 광주제일고·경북고·전남고·대전고는 1~4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고, 청주고·부산동고·유신고·원주고 등이 3명씩을 배출했다.

[백상경 기자 / 최예빈 기자 / 박제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