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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심리학] 진짜 세대차이 극복하려면 후배 세대내 다양성 인정을

입력 : 
2022-02-17 0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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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를 자주 언급한다. 예를 들어 동양인은 관계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서양인은 대상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알려져 왔다. 또 다른 예로 동양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남들과 마찰 없이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지만, 서양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느끼도록 가르친다. 그런데 이러한 문화 차이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이러한 문화의 차이에 가려져 있는 본질을 놓치지 않게 종종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문화 차이(cross-cultural difference)보다 사실 더 큰 것이 문화 내 편차(with-in cultural variation)'다. 무슨 뜻일까. 두 집단 간 차이보다 더 큰 것이 각 집단 내부에 존재하는 구성원들 간 차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는 사실 매우 정확한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어 남녀 간 차이에 대해 다양한 미디어에서 수많은 형태로 지금까지 다뤄왔지만, 우리가 정작 격심한 차이를 느끼는 것은 동성 내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가장 잘 일어나는 대목이 바로 세대 문제다. 우리는 세대 간 차이를 정말이지 끝없이 이야기해왔다. 물론 앞으로도 계속해서 다룰 것이다. 요즘 들어서는 그 이야기가 이른바 MZ세대로 옮겨 가서 수많은 기업에서 필자에게 'MZ세대와의 소통법'을 강연해 달라고 요청한다. 물론 그들이 기성세대와 비교했을 때 보이는 차이는 많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 내에서 편차, 즉 다양성이 훨씬 더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종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은 기성세대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 혼란감의 정도만큼이 우리 세대보다도 더 다양한 그들의 모습이다.

세계적인 언어인지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는 '모든 세대는 그 이전 세대보다는 더 복잡하고 다음 세대보다는 덜 복잡하다'라는 말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무슨 뜻일까. 세대 내의 다양성은 세대가 거듭될수록 더욱 심화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후배 세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그들의 특징은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그들을 규정지으려 하면 할수록 그들은 우리에게 더욱 큰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그들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성과 이질성을 인정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선행돼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장 좋은 자세는 바로, 그들 내부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논쟁에 주목해야 한다. 그들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입장과 시선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 인정해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그들에게 좋은 답이 아닌 여러 개의 답을 제시해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의 신세대를 규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에 없는 '다양성'이다. 그래서 이들에게서는 대유행의 모습을 찾아볼 수도 없다. 촌티 패션을 고집하면서도 전혀 꿀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친구들부터 생전 처음 보는 옷차림이나 라이프스타일로 선배들을 당황시키는 모습까지 말이다. 이러한 다양성 자체가 후배 세대의 특징이라는 것을 인정해야만 그들과의 소통이 가능해진다.

[김경일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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