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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박대인, 정한별(2018), <과학기술의 일상사>

19-01-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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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1-17 11:36 조회2,6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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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박대인, 정한별(2018), 과학기술의 일상사, 에디토리얼.

추 천 사

서울대 자연대/공대 대학원 정원 미달 소식을 접하고 나니, 가슴이 철렁하다. 내과 의사 자격증을 뒤로한 채 기초의학으로 길을 틀어 달려오다 이제 막 독립적인 연구실을 연 연구책임자 입장으로서, 좋은 학생들, 연구자들과 함께 행복한 연구실을 꾸려나가고 싶은데 상황은 녹록치 않다.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 집어들 때의 기대는 사실 다른 곳에 있었다. 아주 실용적인 의미의 정보를 얻으려는 목적, 그러니까 말 그대로의 ‘과학기술정책의 현황’을 알면 알수록 어떻게든 내 연구비를 확보하는 데 도움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계기였다. 실제로 책은 기초과학의 현실과 그 의미에 대한 고찰로 시작하여, 연구비 정책을 포함한 한국 과학기술정책의 흐름이 마지막을 장식한다. 

그러나 책은 더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숨겨진 소수자인 대학원생, 여성과학자, 테크니션의 현실과 처우를 다룬다. 우리가 진로를 이야기할 때 절반가량은 이공계 분야로 분류되며, 그런 의미에서 과학기술분야에 발을 담근 사람들을 다 모으면 문자 그대로의 소수자는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다양성 관련 도서라고 여기는 것은 그들 중 많은 이들이 ‘숨겨진’ 사회적 소수자, 그러니까 사회의 주류집단 구성원으로부터 차별받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약노동자의 성격을 띤 대학원생, 유리천장과 육아 등에 스트레스 받는 여성과학자, 뛰어난 기술을 정규직으로 인정받기가 어려운 테크니션의 고충은 일반인에게 잘 드러나지 않는다. 책의 표지에 나온, 청바지에 후드티를 걸친 채 슬리퍼를 끌며 두꺼운 안경 뒤에 밤샌 실험으로 피곤한 눈을 숨기고 머리를 긁는 한 학생. 뒤집어쓴 흰 실험가운이 아니었으면 일반인들이 ‘과학자’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실상 실험실에서 매일 마주치는 익숙한 모습이라는 것을, 그만큼의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저자들은 책의 얼굴을 통해 이야기한다. 

책은 또한 법과 윤리, 자연재난과 사회재난, 그리고 SF도 다룬다. 이게 과학기술과 대체 무슨 상관인가 하는 물음이 나온다면? 일단 책을 펼쳐보라. 그만큼 과학기술정책이 다양한 분야에 어떻게 발을 걸치고 있는지,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반증한다. 읽어보면 공감하게 되는 내용이나, 정작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풀어낸 책을 찾기 어려운 ‘정책’ 분야에서, 중요한 물음들을 알기 쉽게 던져준 저자들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서울대의대 생화학교실 조교수 권오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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