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내 전체검색

다양성 DB

다양성 DB

도서 | 장혜영(2018), <어른이 되면>

19-01-17 11:42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01-17 11:42 조회2,949회 댓글0건

본문

9449ec3d3dcb8e85cb8eca77a27976a1_1547692874_6578.jpg

도 서 명

장혜영(2018), 어른이 되면, 우드스톡

추 천 사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한 중학교 시절 저에게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사실은 장애인이 한국보다 많은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나 길거리에서 드물게 보이던 장애인들이 미국에서는 많이 자주 보였고, 저는 장애인이 미국에 더 많은가 보라고 단순하게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차차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 것은 장애인이 별로 없어서가 아니라 장애인들이 모두 한국 사회로부터 추방되어 있기 때문임을. 

<어른이 되면> 역시 그러한 ‘불편한 진실’을 담담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책입니다. 발달장애를 가진 동생 장혜정이 18년동안 생활하던 수용시설을 나오는 과정을 언니인 장혜영이 기록한 이 책은 그동안 외면 받아온 장애인의 삶을 우리 눈으로 똑바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우리 사회의 모순을 당사자 가까이서 아프게 통감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울분에 차 있기는커녕 객관적인 시선을 견지하며 사회의 번지르르한 논리의 허점을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습니다. 장애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군가의 존재를 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합법적으로 추방해버리고 있는 현실은 과연 옳은가. 장애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다시피 한 사회 속에서 시설에 보내기로 한 부모님의 결정은 과연 선택이라고 할 수 있는가. 우리는 운으로 얻은 것을 장애인들에게 능력으로 얻으라고 말하는 것은 과연 합당한가. 

저는 본문을 읽으며 점차 이 담론은 장애인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님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경쟁과 효율만이 강조되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서로를 격리하고 그 격리가 당연하다고 정당화하게 됩니다. 작가는 세상이 버겁기 때문에 남을 도울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돕지 않았기 때문에 삶이 버거워진 것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연약하지 않은, 특정한 삶의 양식만을 ‘정상’으로 규정하고 있는 이 사회를 똑바로 마주보고, 내가 혹시라도 어느 순간 약자가 되어 추방 당하진 않을까 마음 한 켠에서 두려워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 이 이야기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의 이야기일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언젠가 내가 연약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지는 책입니다. 마음 놓고 연약해질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합니다.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독어교육과 학부생 장혜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