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란코브(2013), 리얼 노스 코리아, 개마고원.

얼마 전 ‘북한학개론’ 강의에서 북한출신 강사를 초청한 적이 있습니다. 강사 분들은 모두 한국에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갖고 있었는데, 그분들 중 한 분은 “학교 주변에 비싼 아파트 단지가 있다. 그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들은 모두 우리 학교에 다녀야 한다. 그런데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아이들을 다른 학교에 보내려는 부모들이 많다. 우리 학교에 북한 출신 학생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분명 북한출신 주민에 대한 사회적 거리감, 고정관념, 편견 등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북한출신 주민에 대한 차별적 시선은 통일 이후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리얼 노스코리아>는 북한 문제에 대한 제3자의 시각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는 통일 후에는 북한 주민들의 대다수가 지위 하락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서 큰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북한출신 주민의 대다수가 절대적 빈곤상태에 있는 현실이 이를 증언합니다. 이에 저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부상하고 있는 북한출신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통일 이후 북한주민들에게 역할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대안을 내놓기도 합니다. 또한 저는 젊은 세대의 통일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려면 통일이 경제위기 극복에 기여함을 피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관점이 심각한 결함을 지닌 ‘식민주의적 태도’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이용해 경제 성장을 이룩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통일을 경제논리로 환원시키는 것은 결코 북한 주민들에게 좋은 징조가 아닐 것입니다. 이처럼 저자는 ‘진보냐 보수냐’의 이분법적 논리로 빠질 수 있는 북한 문제를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하며 우리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남한주민들이 북한출신 주민들에 대해 느끼는 심리·사회적 거리감은 현재 한국 사회의 통합뿐만 아니라 통일 후 남북한 주민들 간의 사회적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및 북한출신 주민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필수적이며, <리얼 노스코리아>는 이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것입니다.

다양성 관련 도서 추천사 우수작, 사회학과 학부생 오영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