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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 카롤린 엠케(2017), <혐오사회>

18-09-17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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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9-17 13:41 조회3,8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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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서 명

카롤린 엠케(2017), <혐오사회>, 정지인 옮김, 다산초당. 

추 천 사

대학가에 ‘중국인 혐오증’이 번지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신문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최근 대학마다 유학생이 증가하여 내외국인 학생들이 함께 팀 과제를 하고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문화적 차이나 언어장벽 등으로 인한 관계형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엠케는 <혐오사회>에서 이러한 이질성으로 인한 불편함이 혐오로 발전하거나 표출되는 과정을 역사적 사건이나 인종,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 이슈 등을 예로 들어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를 사회과학자들은 위험사회, 피로사회, 혐오사회, 격차사회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진단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 사회를 분석하기 위한 키워드 중 하나는 ‘혐오’임에 틀림없고, 혐오가 내적 감정을 넘어 집단적 정서가 되고, 더 발전하여 확신에 찬 폭력이 되는 과정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혐오의 본질은 무엇이며, 혐오의 표출이 사회적으로 허용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독일인 엠케는 정치와 철학을 공부한 저널리스트이자 학자로서 전쟁과 폭력, 혐오 등 권력의 구조적 문제를 깊고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저자는 혐오가 만들어지는 차별과 배제의 메카니즘을 들여다보면 동질성-본원성-순수성 개념으로 ‘우리’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으며, 혐오 또는 증오는 어느 날 불현듯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되고 양성된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동질성의 판단기준은 누군가에겐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없는 어떤 것으로 매우 자의적이며, ‘단일민족국가’라는 개념 역시 하나의 만들어진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봅니다. 또한 본원성을 주장하면서 ‘우리’의 우월함을 내세우기 위해 어떤 개별 속성이나 삶의 방식에 ‘부자연스러운’ 또는 ‘비정상적인’ 것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오염되지 않은’ 순수성을 강조하면서 혼종이나 다원성을 폄하한다고 봅니다.  저자는 증오와 공포로부터 이득을 취하는 자들(증오의 부당이득자들)이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그렇게 행동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동조적으로 용인하는 사람들 역시 증오를 가능하게 하고 확장시킨다(증오에의 공모)고 주장함으로써 오늘날 혐오표출의 심각성을 고민하면서도 일종의 거리두기를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줍니다. 갑자기 든 생각, 요즘 어디서나 들려오는 ‘극혐’이란 표현 계속 써도 되는 걸까요?

다양성위원회 책임전문위원 배유경

※본 추천사의 글자수는 1,130자(공백포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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