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2023)
25-05-11 09:11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5-11 09:11 조회17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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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 서 명 |
눈이 보이지 않는 친구와 예술을 보러 가다
| 추 천 사 |
눈을 감으면 오히려 더욱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들이 있다. 그것은 대개 나의 기억, 추억 속에 머무는 경험의 조각들이다. 내면의 세계에서 다시 살아나는 감정들, 이미지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의 설명만으로도, 본 적 없는 풍경을 떠올리고,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의 표정을 상상할 수 있다. 목소리, 숨결, 단어 사이의 공기만으로도 마음속에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실제보다 더 선명하게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태어날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무언가를 설명해주고 이 조각들을 연결해서 하나의 그림을 그려보라고 한다면, 그는 어떤 그림을 그릴까?
선천적 전맹인 시라토리 겐지와 작가 가와우치 아리오는 일본 곳곳의 미술관을 함께 여행하며 그림을 ‘본다’. 아니, 느낀다. 그리고 그 느낌을 나눈다. 시라토리는 손끝과 귀, 가슴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가와우치는 그 감상을 말로 풀어준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전혀 새로운 ‘감상의 방식’을 경험하게 된다.
눈꺼풀은 세상과 시라토리를 차단하는 빗장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감각의 세계로 이끄는 몰입의 문이다. 보지 못하는 그의 감각은 더욱 날카롭게 예술을 향해 열려 있고, 그의 마음에는 이미 그 작품을 담을 캔버스가 준비되어 있다. 놀라운 것은, 보지 못하는 사람이 그림을 본다기보다는, 오히려 그와 함께한 사람이 새로운 눈을 뜬다는 사실이다. 시라토리의 존재는 저자 가와우치에게 일상적인 시각의 틀을 벗게 만든다. "보여주기 위해" 그는 더 깊이 작품을 관찰하게 되었고, 결국 더 많이 느끼고 더 선명하게 기억하게 된다. 그렇게 그림에 눈을 뜬 사람은 시라토리가 아닌, 바로 그를 안내한 가와우치였다.
두 사람이 함께한 대화는 단지 예술에 머무르지 않는다. 감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그 지점에서, 그들은 인간, 장애, 역사, 사회라는 더 깊은 세계로 나아간다. 감각과 감성, 배려와 호기심이 오가는 그들의 이야기는 독자인 우리에게도 ‘새로운 시각’을 선물한다.
나도 나의 감각을 더듬게 된다. 내가 보고 있다고 믿었던 것들, 무심코 흘려보냈던 것들. 나는 정말 ‘보고’ 있었던 걸까? 보지 못하는 이들이 삶을 걸어가는 그 길에, 나도 잠시 함께 걸어본다. 그리고 생각한다. 진정한 ‘보는 것’은 무엇일까.
2025년 다양성 관련 영화 추천사 최우수작, 환경계획연구소 조유리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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